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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기업 시리즈

좆소기업의 직업 - 전무의 크리스마스 편

by 소수의견 2023.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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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기업의 직업 - 전무의 크리스마스 편

 

 

전무 : (싱글벙글)

 

 

신입 : 오늘은 전무님 기분이 좋아보이시는군요

 

 

경영지원 : 이번 크리스마스에 미국에서 가족들이 온다네요. 기러기 아빠거든요

 

전무 : 자자, 연휴도 있고 하니 힘내서 일들 하자고

 

대표 : 회의 시작하지. 이번에 미국 바이어가 서류를 보내왔는데

 

 

이사 : 영어로 적혀 있네요

 

대표 : 뭐 아무튼. 전무 생각은 어떤가?

 

전무 : ......

 

대표 : 음? 왜 말이 없나

 

전무 : 저...그게...

 

대표 : 전무 혹시 여기 적힌 영어 못 읽는 건가?

 

전무 : ......

 

대표 : 뭐 됐고, 부장이 해석 좀 해주게

 

 

부장 : 저번에 받은 제품이 마음에 드는데 동일 조건으로 추가 주문을 하고 싶다고 하는군요

 

대표 : 박 전무. 밑에 직원들이 다 해온다고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 돼. 요즘 영어 정도는 기본 아닌가?

 

전무 : 알겠습니다

 

경영지원 : (누가 들으면 지는 잘하는 줄 알겠네...)

 

전무 : 퇴근 시간이군. 다들 들어가야지?

 

 

개발 : 일이 좀 남았는데 먼저 들어가시죠. 오늘 약속 있다고 하셨죠?

 

전무 : 그래. 친구 좀 만날려고

 

친구 : 오랜만이구만. 술이나 한 잔 마시도록 하세

 

전무 : 무슨 일 있나? 표정이 어둡군

 

친구 : 곧 퇴직해야 될 것 같아. 젊은 친구들은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 눈치도 보이고

알아서 나가라는 뜻 같네...

 

전무 : 아니 그럼 일 그만두면 자네는 뭐 하려고 그러나?

 

친구 : 그게 걱정이야. 뭐 대단한 기술을 가진 것도 아니고, 모아둔 돈도 얼마 없으니...

저번에 명예퇴직한 오 선배 이야기 들었나? 요즘 아파트 경비원 한다네

 

전무 : 나는 치킨집이라도 차릴까...

 

 

품질 : 인터넷 뉴스 보십니까?

 

부장 : 아니. 저번에 사둔 주식 좀 봤네

이번엔 한 500만원은 남겠구만

 

품질 : 대단하시네요

 

부장 : 그냥 틈틈히 노후 대비 하는 거네. 퇴직하고 할 게 없어 치킨집이나 차리는 인생을 살 수는 없지 않나

 

전무 : ......

 

경영지원 : 내일은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오늘도 다들 푹 주무십시오

 

- OO원룸 -

 

전무 : 아침에 깜빡 빨래를 안 널고 갔었군. 빨래나 좀 널까

라면이 떨어졌네. 오다 좀 사올걸 그랬어

응? 집사람 전화다. 어 여보

 

 

- 다음날 -

 

신입 : 오늘은 전무님 기분이 안 좋아보이시는군요

 

경영지원 : 쉿. 가족들이 이번에 안온다네요

 

신입 : 올해 한 번도 못봤다고 하지 않았나요?

 

경영지원 : 이웃 주민들과 같이 스키장 간대요

 

신입 : 가족들이 좀 너무한 것 같네요

 

경영지원 : 뭐, 그런 것 같기도...음?

 

품질 : 전무님? 전무님 쓰러지셨네. 얼른 병원에 데려갑시다!

 

 

- 병원 -

 

전무 : ......

 

경영지원 : 과도한 스트레스로 인한 일시적 현상이래요. 입원해서 이번주 푹 쉬면 나을 거랍니다

 

이사 : 쉬엄쉬엄 하며 일 봐요. 무리하지 말고

 

전무 : 심려를 끼쳐 죄송합니다

 

품질 : 가족도 안오는데 몸까지 아프다니 딱하네요

 

부장 : 남자 나이 40이 넘어 보살펴주는 가족이 없다면, 인생에서 무언가 잘못된 순간이 있었던 거라네

 

품질 : ......

 

대표 : 연구이사는 당분간 전무가 보던 업무 보도록 해

 

이사 : 알겠습니다

 

대표 : 생각해보니 오늘 전무가 없었는데도 회사에 별 일 없더라고. 정년 되면 바로 정리하는 게 좋겠어

 

이사 : 부장 능력이 좋아보이던데 몇년 더 지켜보고 전무 대신에 2공장 보내서 공장장 앉히는게 좋겠네요

 

부장 : 우리는 슬슬 다시 회사로 돌아가도록 할까

 

품질 : 밖이 좀 어둡네요. 어? 눈온다

 

부장 :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되겠군

 

 

 

현장직 : 눈이다

 

생산 : 야 뭘 넋 놓고 있어 임마. 빨리 제품 안담아?

 

현장직 : 네, 넵...

 

 

경리 : 꺄르르~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신입 : 오늘 시간 되세요? 같이 저녁이라도 먹으러 가요

 

경리 : 좋아요~

 

경영지원 : (제설삽을 들며) 눈 쌓이겠네. 좀 치워 볼까

 

 

 

 

 

전무: (창 밖을 보며) 눈 오네

 

 

전무 : 예쁘네...

 

 

 

 

 

품질 : 전무님 갈아입을 속옷 정도는 챙겨드려야죠

 

부장 : 원룸이 좀 낡았더군

 

품질 : 티비 다시보기가 켜져 있던데 집밥 백선생?

누구 요리라도 해 주시려고 했나

 

부장 : ......

 

품질 : 병실에 들어가볼까요. 음? 어디서 무슨 소리 나는 것 같지 않나요?

 

부장 : ......

 

품질 : 이거 울음 소리 아닌가요? 밤중에 누가 울고 그래

 

부장 : ...가져온 짐은 내가 갖고 있을 테니, 내일 다시 오세

 

품질 : 네?

 

부장 : 지금은 들어가지 않는게 좋겠네. 오늘은 이만 가도록 하세...

 

품질 : 야, 이제 눈 많이 오네요

 

부장 : ...스마스야

 

품질 : 예?

 

부장 :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자, 가세

 

 

출처 : 일간베스트 원글은 중소기업이 고소해서 지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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