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소기업의 직업 - 부장 편
품질 : 부장님
부장 : 출장 다녀온 사이 별 일 없었나?
품질 : 안그래도 그거 때문에 미치겠습니다. 반나절이나 2라인 5호기가 말을 안듣네요
부장 : 뭐, 한번 가 볼까
생산 : 아니 이거 불량 원인도 못찾고 하루종일 기계를 세우면 어쩌자는 겁니까!
수량도 뽑아야 되는데
품질 : (부들부들...)
부장 : (살펴본다)설비는 별 문제 없는 것 같고...
생산 : (흐흐 지들이 찾아봤자지. 나도 모르겠는데)
부장 : 이형제를 바꿔보는 건 어떤가? 자재 창고 오른쪽 구석에 있던 걸로
생산 : 에이 다 소용없다니까요. 얘들아, 이형제 갈아라
현장직 : 넵
품질 : 음...어? 잘 나오네?
생산 : ......
부장 : 오늘 다른 일은 없지? 주식 좀 볼테니 나머진 있다 이야기하세
품질 : ...아깐 대단하시더군요
부장 : 음? 뭐가 말인가
품질 : 저는 생각도 못했습니다. 이형제 문제일 줄은...
부장 : 무언가를 지적하고 시정시키기 위해서는 그것을 마스터하는게 가장 좋다네
나라고 처음부터 알았겠나? 옛날 경험이지
품질 : 그런가요...
부장 : 회사에 많은 사람이 있어도 그 회사를 이끄는 핵심 인물은 몇 명 안 되네
그 사람들은 모든 걸 알고 있지. 하지만 그 몇 명이 모든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업무를 분담하고 각자의 역할을 맡긴다네
따라오는 사람들이야 연봉과 복지 차이가 난다고 불평하겠지만
능력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고 모든 처사를 공정하게 배분하는 것은
공산주의 사회와 다름이 없어
품질 : ......
부장 : 경력이 오래되지 않은 사원들은 자신의 일을 하는데 하루종일 걸리지
대리, 과장으로 올라갈 수록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는 속도가 빨라진다네
그러면 다른 사람에게 지시를 하고 배분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네
그렇다면 임원으로 알라갈 것이고, 여전히 자신의 업무에만 허우적거린다면
영영 실무진으로 남게 되겠지
품질 : 늘 생각하는 건데 부장님은 정말 대단하신 것 같아요
경영지원 : 몰랐어요? 부장님 S대학원 박사 학위에 S전자 출신이잖아요
품질 : 네? 부장님이 S전자 출신이라구요?
경영지원 : 듣기로는 모아둔 돈도 무척 많은 것 같던데요. 예전엔 기업 컨설팅 해주고 다녔다던데
부동산 투자한 아파트는 집값이 2배 올라서
요즘 제주도에 전원주택 지을 땅 보러 다니더라구요
품질 : 그런 분이 왜 우리 회사에...
경영지원 : 글쎄요. 갑작스럽게 사표를 내신 모양이던데...
부장 : 응?
품질 : 제가 듣기로 S전자도 다니시고 제테크로 돈도 많이 모으셨다는데
왜 우리 회사에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부장 : 재밌는 지적이군
품질 : ...?
부장 : 난 여기 돈 벌로 온거 아닐세. 쉬러 온거지
품질 : ......
부장 : 그리고 나를 너무 대단하게 보지 말게나
나는 인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었다네
품질 : ......?
부동산 : 요즘 제주도에 노후를 위한 전원주택 부지를 구입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거기다가 중국인들도 경쟁적으로 땅을 사대는 통에 이만한 땅 구하기 힘듭니다
부장 : 초원도 있고, 꽃도 있네요
부동산 : 어떻습니까?
부장 : 여기로 계약하도록 하죠
경영지원 : 음? 신 부장님
부장 : 어디 놀러 가나?
경영지원 : 집들이 초대받아서 꽃 좀 사려구요. 현태야, 인사 드뎌라. 아버지 회사 상사시란다
현태 : 반갑다 이기야
부장 : ...그래. 여기, 이걸로 맛있는 거 사먹어라
현태 : 우와! 고맙다 이기야~(히히 롤 스킨 질러야지)
경영지원 : 그런데 꽃가게는 어쩐 일이세요?
부장 : 나도 들릴데가 좀 있거든
경영지원 : ......?
부장 : (손수건을 꺼내 닦으며) 유골함에 먼지가 묻어 있네...
딸 : 아빠. 많이 바빠?
부장 : 아버지 야근하고 왔잖니
딸 : 나 아빠랑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부장 : 엄마에게 말하렴. 아버지는 주말에 들을께
딸 : 주말에도 회사 나갈 거잖아!
부장 : 나를 이해하라고 하진 않겠다. 하지만 응석부릴 나이는 지나지 않았니?
대표 : 삼가 조의를 표하네
부장 : ......
대표 : 그 아이가 왕따를 당하고 있었을 줄이야
그래도 그렇지 상의 한번 없이... 부모에게 말이라도 한 번 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텐데...
부장 : ......
대표 : 자네 정말 S전자 사표 낼건가?
부장 :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고 싶군요
대표 : 소일하며 시간 보내고 있게. 다음에는 우리 회사 일도 좀 도와주고
부장 : ......
부동산 : 잘 생각하신 겁니다. 크게 집을 지을 수 있겠군요
부장 : 큰 집은 필요 없습니다. 초원과 꽃이 드넓게 펼쳐진 광경을 간직하고 싶네요
부동산 : 네...? 뭐, 마음대로...
부장 : 제주도 여행오니 기분 좋지?
딸 : 아빠, 저 집 좀 봐!
부장 : 초원 속에 집이 있네. 전원주택인가
딸 : 우리도 이 다음에 이런 집에서 살아요. 초원도 있고 꽃도 있고, 너무 예쁘다
부장 : 그래...? 아버지가 돈 많이 벌어야겠네
딸 : 꼭이야!
부장 : 그래...그러자꾸나
출처 : 일간베스트 원글은 중소기업이 고소해서 지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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