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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기업 시리즈

좆소기업의 라인

by 소수의견 202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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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기업의 라인

 

현장직 : 통근 버스 온다. 얼른 타야지

 

 

압둘 : zzz...

 

현장직 : 언제나 다들 자고 있구나. 음악이나 들으며 갈까...

 

 

생산 : 진철! 또 실수한거냐!

 

현장직 : 죄송합니다...

 

생산 : 넌 왜 그렇게 일머리가 없냐? 너처럼 멍청한 녀석도 정말 보기 힘들 거다

호에게 기계나 다시 배워!

 

현장직 : ......

 

호 : 진철. 오늘부터는 기계 점검에 대해 조금씩 알려 쭌다

 

현장직 : 응. 전부터 궁금했어

 

호 : 우선 여기 화면 봐라. 이거는...

 

생산 : 진철이 요즘 열심히구나

 

현장직 : 가, 감사합니다

 

생산 : 형이 조만간 너 정직원으로 추천해 줄게. 잘 해 봐, 알았지?

 

현장직 : 정말인가요? 감사합니다

 

생산 : 형아만 믿어봐(개정색)

 

 

부장 : 고객사 좀 다녀와야되는데 생산에서 한 명 지원받아 데리고 가지

 

 

품질 : 그러그러하니 한 명만 주시죠

 

생산 : 아니 우리 애들을 달라고? 그럴 순 없지

 

품질 : 저번 불량 제품 나온거 반절 덮는거로 하죠

 

생산 : 얼른 데려가슈

 

부장 : 다 왔군

 

품질 : 우리는 안에서 고객사 미팅하고 올건데 분류 좀 해줘요

불량 있다고 컴플레인 들어왔는데 고객사에서 바로 직접 양품만 선별하려고요

 

현장직 : 이상있는 걸 골라내라구요? 알겠습니다

 

 

[2시간 뒤]

 

 

부장 : 생각해보니 아까 어느 부분에 문제있는 거 골라야하는지 말 안해준 거 아닌가?

 

품질 : 아차차, 깜빡 했네요. 선별 못했겠네

 

현장직 : 오셨어요

 

품질 : 음? 선별한 겁니까?

 

현장직 : 예. 제가 뽑았던 제품들이라 양품 모양을 기억해 두고 있었거든요

문제 될때마다 어디가 문제인지 봐뒀고...

 

부장 : 일머리가 있는 친구로군

 

 

이사 : 감축이요?

 

 

대표 : 겨울에 물량 줄어드니까 인원을 슬슬 줄여도 되겠어. 아웃소싱 인력들은 내 보내도록 해

 

이사 : 연락해 두겠습니다

 

 

아웃소싱 : 여보세요. 진철 씨. OOO팀장입니다

 

현장직 : 아, 네

 

아웃소싱 : 진철 씨는 OO텍에 이번주까지만 근무하시면 됩니다. 인원감축 들어간다네요

 

현장직 : 예...?

 

아웃소싱 : 다른 일자리 생기면 연락드릴테니 그렇게 알고 계세요

 

생산 : 음...

 

현장직 : 저, 과장님

 

생산 : 으, 응? 진철이냐?

 

현장직 : 저 정말 이번주 까지인가요...?

 

생산 : 그, 그래. 그동안 정말 수고했다. 일 참 잘했어

 

현장직 : 저번에 저 정직원 시켜준다고 하셨잖아요...과장님...

저 정직원 시켜준다고...오퍼레이터도 시켜준다고 하셨잖아요...과장님

 

생산 : 지, 지금 바쁘니까 이따가 이야기하자

 

현장직 :......

 

호 : 진철...

 

현장직 : 괜찮아, 호. 아웃소싱에서 다른 일자리 주겠지. 자, 얼른 제품 뽑자

 

호 : ......

 

압둘 : 진철이 끄만둔다고?

 

 

밍 : ......

 

호 : 진철 가니까 섭섭하다...슬프다...

 

압둘 : ......

 

 

 

 

 

부장 : 이번에 선별 검사에서 2명이 그만뒀는데 1명 정도는 새로 뽑는게 낫지 않겠나?

 

품질 : 또 새로 가르쳐야 합니까. 검사 인원이 그렇게 쉽게 숙달되는 게 아닌데

 

부장 : 음...

 

품질 : 저기, 밍. 혹시 주변에 다른 친구 없어? 밍처럼 일 잘하는 사람 말이야

 

밍 : 사람?

 

품질 : 이번에 레나랑 팜 그만뒀잖아. 새로 한 명 뽑으려고

 

밍 : ...잘할 만한 사람은 있어요

 

품질 : 오 그래? 누군데?

 

 

 

 

 

현장직 : 오늘도 끝났네... 내일 출근하면 이제 끝나는구나

 

 

[따르릉]

 

 

현장직 : 어. 엄마. 무슨일 있어? 이 시간에 웬 전화야

아...나? 잘 지내고 있지. 회사 사람들도 다 잘해주셔. 그래, 정직원도 시켜준데

아빠 또 병원 갔다고? 얼마 있으면 월급인데 그때 돈 부칠께...응

그래...옷 따뜻하게 입고. 날 추워진다

 

 

 

 

 

 

개발 : 중얼중얼...

 

부장 : 개발 대리는 오늘도 힘들어 보이는군

 

개발 : 원래 개발부에 부장님이 한 분 계셨는데 스카웃되서 중국으로 갔거든요

그 뒤로는 여기 차이고 저기 차이고 힘든 듯 해요

 

부장 : 이른바 잘못된 라인을 탄 친구로군

 

품질 : 잘못된 라인이요...?

 

부장 : 중소기업은 라인이야. 내가 어느 파벌에 속해 있고 누구의 신임을 받느냐에 따라 처우가 결정되지

사수였던 부장이 중국으로 날아갔으니 개발 대리는 말 그대로 낙동강 오리알이 된 거야

저 친구가 아직까지 대리로 남아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지

 

품질 : 음...

 

부장 : 당장 나만 해도 대표 라인을 타고 입사했으니 누가 함부로 건드리진 않잖나

중소기업에서는 줄을 잘 서야 한다네

무능한 상사의 동앗줄은 곧 썩어 없어져 나까지 추락하게 만들고

너무 유능한 상사의 동앗줄은 곧 동앗줄 자체가 없어져 버리지

그걸 잘 판단하는 것도 능력이라고 볼 수 있겠네

 

 

[다음날]

 

 

호 : 진철, 그동안 수고했다

 

현장직 : 아냐...덕분에 늘 고마웠어...

 

호 : ......

 

부장 : 저 친구인가?

 

아웃소싱 : 예. 진철 씨!

 

현장직 : 어? 팀장님이 현장에는 어쩐 일로...

 

아웃소싱 : 진철 씨는 계속 OO텍에 출근하시면 돼요. 다음주 부터는 품질팀 선별검사실로 출근하세요

 

현장직 : 예...?

 

부장 : 이 친구 일 잘하던 친구로군. 반갑네. 앞으로 잘해보세

 

현장직 : 어...

 

호 : 그럼 진철이는 계속 우리 회사 끈무하는 거야...?

 

현장직 : 그래, 그렇게 된 것 같아 호.

 

호 : 야호! 진철 안 그만둔다!

 

압둘 : 인샬라!

 

현장직 : 아...하하하...

 

부장 : 그럼 있다가 우리 사무실로 오게

 

생산 : 진철이 이제 품질이구나

 

현장직 : 예...

 

생산 : 사실 형이 너 그만두게 되서 신경이 쓰였거든

그래서 품질 쪽에 힘 좀 썼다. 잊지 마라

 

현장직 : 그러셨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생산 : 흐흐흐...

 

밍 : 진철. 이제부터 같이 일하네

 

현장직 : 응! 많이 가르쳐 줘. 나 품질에선 제대로 일해 볼래

 

밍 : 그래, 열심히 하자

 

부장 : ...

 

품질 : 어떠세요. 새로 온 친구는 맘에 드세요?

 

부장 : 일머리가 있어. 나중에 다른 일을 맡겨도 되겠군. 기대되는걸

 

 

출처 : 일간베스트 원글은 중소기업이 고소해서 지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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