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소기업의 연봉 협상
경영지원 : 급여 명세표 받아가세요
품질 : 휴우...
개발 : 밤낮 일하면 뭐해. 명세표 보니 한숨만 나오네
생산 : 그러고보니 우리 저번 년도에도 연봉 인상 없었는데
개발 : 이럴게 아니라 연봉 협상 다시 제대로 해 봐야 하는거 아닙니까?
생산 : 맞아! 전무님! 우리 연봉 협상 안햇는데 해봐야 하는 거 아닙니까?
전무 : 아니 뭐 난...(눈치)
품질 : 전무님은 되게 소극적이시네...
부장 : 전무가 그럴 처지가되나. 곧 계약 만료되어가는데 눈치나 봐야지
이사 : 그래서 직원들이 연봉 협상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더군요
대표 : 하긴 저번에도 경기가 어렵다는 이유로 스리슬쩍 넘어갓으니 이번엔 단단히 짚고 넘어가려 하겠지
이사 : 어쩌실 생각입니까?
대표 : 알겠네. 연봉 협상을 시작하자고
품질 : 2% 인상이요?
개발 : 아니 대표님 정말 너무하시네
경영지원 : ......
생산 : 아니 거 참...
전무 : 말만 그러지 말고 자네들 중에서 고양이 목에 방울을 걸 사람이 있는가?
품질 : ......
개발 : 이정도면 이제 이직해야 하나...
생산 : 음...(주로 생산 관리만 해서 다른데 가도 내세울 경력이 없음)
이사 : 직원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습니다
대표 : 이미 예상했네. 한 명씩 나랑 면담하자고 하게. 이참에 아우도 좀 배워 보게
품질 : 품질과장입니다.
대표 : 이번에 연봉 인상이 너무 적어서 아쉬움이 크겠지
품질 : ......
대표 : 그런데 자네 과장으로 만족하고 끝낼 건가?
품질 : 예?
대표 : 우리 2공장장이 정년이 얼마 안남은 건 알고 있겠지. 내가 내심 부장을 2공장장에 앉히려는 것도 알테고 말야
품질 : ......
대표 : 전무도 곧 은퇴 수순이고 1공장을 맡아줄 간부진이 필요하네. 이정도쯤 됐는데 내가 외부 인사 데려다가 쓰겠나?
자네들이 오래 수고했으니 승진시켜서 중역으로 만들어야지
품질과장은 때때로 철야도 하고 스트레스로 고생한다고 아는데
품질 : 그, 그렇습니다
대표 : 자네가 지금 총대를 메고 나와의 관계를 악화시키면서까지 다른 직원들 연봉까지 굳이 올려줄 필요가 있나?
자네에게 10%를 인상해 주면 생산과장도 10%를 올려줘야 해
그것보단 직급을 올려서 10% 인상이 아닌 총 연봉 자체를 올리는 게 개인에게도 도움이 될 텐데
품질 : ......
이사 : 품질은 일단락 된 것 같군요. 정말 승진시키시게요?
대표 : 아니. 품질부가 나에게 가라친 거 큰거 하나 갖고 있거든. 그거 터뜨리면 적어도 1년은 아무 말 못해
다음 사람 들어오라고 하게
개발 : 개발 대리입니다
대표 : 자네는 개발부 부장이 중국으로 넘어간 이후 열심히 잘 해주고 있다고 들었네
개발 : 감사합니다
대표 : 이직 이야기를 했다고하던데
사실 다른 회사에서 헤드헌팅도 어느 정도 들어오고 달콤한 말로데려가려고 했겠지
개발 : ......
대표 : 자네 예전에 고 차장 아나?
개발 : 그 중국 가신 개발 부장님과 같이 일했다는...
대표 : 그래. 고 차장이 바로 그런 케이스네. 최고 대우를 해 주겠다는 말을 듣고 OO산업으로 이직했지
고 차장 요즘 뭐하고 사는 줄 아나? 핵심기술만 몽땅 빼앗기고 회사 그만둔 뒤 소식을 모른다네
개발 : ......
대표 : 대기업이 아닌 우리같은 중소기업들은 기술 수준이 다들 비슷비슷해
당장의 이익을 쫓아 이직을 일삼다가는 업계에서 소문도 나쁘게 나고
잘못하다간 기술만 털리고 팽당하고 마는 거야
자네는 열심히 하고 있는 걸 아니까 내가 5% 인상해 주겠네
개발 : ......
이사 : 고 차장이 그럴 줄이야 몰랐군요. 아까운 인재였는데
대표 : 무슨 소리. 고 차장은 미국 중견회사가 스카웃해가서 연구소 소장까지 하고 있어
자녀 교육 때문에 온 가족이 짐싸들고 아예 이민을 갔지.국내에 다신 들어올 일 없으니 누가 소식을 알겠나
다음 사람 오라고 하게
생산 : ......
대표 : 자네는 3% 올려주지
생산 : 알겠습니다
이사 : 생산은 순순히 마무리했군요
대표 : 기계 정비 같은 거야 이제 외국인들도 전부 가능해
생산 관리만 하던 사람이 무슨 힘이 있나
관리직이야 당장 워크넷 이력서만 열람해도 아무나 데려와 쓸 수 있어
본인도 아는거지
전무 : 저까지 찾으실 줄은 몰랐군요
대표 : 자네와 2년 더 계약하겠네
전무 : 정말이십니까...?
대표 : 대신 향후 2년간 연봉 협상 이야기가 나에게 절대 올라와선 안되네
전무 :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걱정마십시오
이사 : 전무 정년을 늘려주셨네요
대표 : 왜 연봉협상 이야기가 나에게까지 올라왔는지 모르겠나?
전무가 떠날 때가 되니 나에게 시위 한 번 한거야
2년 더 쓴다고 했으니 앞으로 내 책상에 연봉 협상 제안서가 올라올 일은 없네
이사 : 과연...
전무 : 대표님과 면담은 다들 잘 했지? 아직 이의있는 사람 있나?
품질 : ...
개발 : ...
생산 : ...
부장 : 자네는 면담을 안하더군
경영지원 : 그야 제가 회계 담당이니까요
이사 : 그럼 경영지원 윤 차장은...?
대표 : 따로 안해줘도 돼. 회계를 맡고 있으니 적당히 해먹고 있는 게 있을 거야
사고 안 치고 적당히 해먹으면 나도 크게 건드릴 건 없지
돈을 담당하는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 타협을 해 줘야 해
물론 윤 차장 본인도 알고 있겠지만...
이사 : 그럼 모든 연봉 협상이 끝났군요
대표 : 그래. 생산직들이야 뭐 최저 시급만 주면 되니까
매년 하는 노사정 최저시급 협의가 그들에겐 사실상의 연봉 협상인 셈이야
오랜만에 머리 좀 썼더니 피곤하군
있다 룸살롱이나 가자고
출처 : 일간베스트 원글은 중소기업이 고소해서 지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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