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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기업 시리즈

좆소기업과 노조

by 소수의견 2023.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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좆소기업과 노조

 

품질 : 진철이 요즘 다이어트 하더니 딴 사람 같네

 

진철 : 아뇨 입맛이 없어서 밥을 잘 안먹었더니...

 

품질 : 그래. 자, 오늘 선별 검사 물량이다. 열심히 해!

 

밍 : 물량이 줄었네

 

진철 : 오늘은 조금만 하고 쉬어도 되겠다...

 

생산 : 얘들아, 오늘은 기계 한 번 닦고 바닥 청소 하자

 

호 : 어제도 청소 했는데...

 

압둘 : 물량이 없나 보다

 

호 : 오늘은 힘든거 없다. 조아

 

압둘 : 대충대충 하자. 이거 다 하면 다른 쓸데없는 거 시킨다

 

경영지원 : (바쁜척 중)

 

개발 : 음... 요즘은 개발 올리게 라인 달라고 하면 바로 주네요

 

경영지원 : 고객사 라인 파업 중이거든요. 당분간은 조용하겠죠

 

개발 : 기분이 이상하네...

 

 

 

이사 : 현장은 계속 놀고 있군요

 

대표 : 파업이 좀 길어지는 모양인데

 

이사 : 아무것도 안 해도 월급을 줘야 한다니

 

대표 : 아까운 돈이겠지만 방법이 없어

언제 파업이 끝나서 고객사 라인이 돌아갈 지 모르는데

그때 필요량을 공급 못해주면 계약 위반으로 엄청난 위약금을 줘야 하니까.

하긴 현장직 애들이야 일감 없다고 신나하겠지만

 

품질 : 현장이 썰렁하네요

 

부장 : 이번 물량 감소는 오래가는군

 

품질 : 일 없다고 신나하던데요

 

부장 : 그래도 회사 나오게 해서 청소라도 시키고 하는 때는 그나마 사정이 나은 거야

앞으로 사람이 필요하다는 희망이 있다는 거거든

정말 망조가 들면 비정규직 정리하고 남은 직원들은 아예 푹 쉬라고 한다네

그때까지 아무 생각이 없다면 평생 이 회사 저 회사 옮겨다니며 제품 담는 일이나 하는 거지

 

 

 

진철 : 오늘 역 앞에서 물건 좀 사고 들어가야겠다

 

노조원 : 단결! 투쟁! 각성하라!

 

진철 : 뭐 하나 보네...

 

노조원 : 거기 청년! 이거 읽어봐요!(유인물을 준다)

 

진철 : ...?

 

노조원 : H사는 우리 노동자에게 야만적인 근로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투쟁이 헛되임 없도록 서명 운동해 주고 가시죠!

 

진철 : 저는 이런 거 잘 모르는데...

 

노조원 : 청년도 회사 다니죠?

 

진철 : 예. 뭐...

 

노조원 : 같은 근로자로서 우리를 응원해야죠!

언제까지 착취당하고 살 겁니까?

거대 재벌들은 우리에게 좀 더 나은 여건을 충분히 보장 가능함에도

현장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있습니다!

 

진철 : 그런가...? 어려운 일도 아니니 뭐...여기 서명하면 되나요

 

노조원 : 고맙습니다. 단결! 투쟁! 인간다운 권리를 보장하라!

 

 

대표 : 역 앞이 시끄럽구만. 골프용품 가게 가야하는데

 

노조원 : (유인물을 주며)이거 읽어보시죠! 우리의 투쟁에 동참해 주십시오

서명 운동 중입니다!

 

대표 : 투쟁?

 

노조원 : 그렇습니다! 거대 재벌에게 착취당하는 근로자를 도와주십시오!

 

대표 : 착취는 무슨. 당신에 H사 생산직 연봉이 지금 9000만원을 넘었어요

 

노조원 : 예...?

 

대표 : 우리 회사에서 30년을 근속한 공장장 연봉이 6000만원입니다

그 사람은 모든 일을 맡겨도 가능하고 기술도 있는 사람입니다

나사 조이고 부품 끼우는 일 하면서 고액 연봉을 받는 사람이 무슨 노동자입니까?

 

노조원 : 이 사람이...

 

대표 : 대기업이 단가 후려치기 하면서 가장 잘 대는 핑계 중 하나가 뭔지 아시오?

당신네들이 파업해서 엄청난 손실을 입었고 수당, 연봉도 올려줘야 한다는 이유라오

당신들 몇 만명을 위해서 협력업체, 하청업체에 몸담는 수백만 명이 고통받고 있소

양심이 있으면 철 없는 젊은이들 감언이설로 속여서 서명 받는 행동은 하지 말아야지

 

노조원 : 뭐라는 거야. 저리 가쇼!

 

대표 : 대대손손 해먹으려고 자녀들까지 줄줄이 입사시키는 녀석들이 그럴듯한 말만 늘어놓기는...

 

상무 : 아버지! 뭐 하고 계세요?

 

대표 : 아니. 귀족 노조가 또 난리길래 한소리 했지

 

상무 : 저런 벌레같은 것들은 무시하시죠. 그것보다 골프 용품 사러 가야죠

 

대표 : 그래. 요즘 필드 나갈 때마다 손목이 영 아픈게 골프채가 문제인 것 같군

 

상무 : 내일도 필드 나가나요?

 

대표 : 철 없는 소리. 경기도 어려운데 매번 필드 나갈 수 있나

내일은 스크린골프 하러 가자고

늘 강조했지만 근검 절약을 실천해야 하는 거란다

 

출처 : 일간베스트 원글은 중소기업이 고소해서 지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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