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소기업 - 신림동 편

좆소기업 - 신림동 편

 

 

품질 : 하하하

 

 

개발 : 음? 뭐 재밌는 거라도 있어요?

 

품질 : 모바일로 인터넷 뉴스 보는데요. 재밌는 가사가 있네요

중소기업을 풍자한 시리즈가 있다고 하는데 공감 가고 재밌네요

 

개발 : 나도 기사 좀 봅시다. 하하, 이거 완전 우리 회사 이야기네

 

 

경영지원 : ......

 

품질 : 뭐 하는 사람이길래 이런 걸 자세히 알고 있는 걸까

 

 

생산 : 링크 타고 몇 개 봤는데 특히 생산과장이 아주 쓰레기더구만

저런 구더기같은 놈들이 생산을 욕 먹게 한다니까

 

경영지원 : ......

 

개발 : 어떠세요. 공감이 가나요?

 

경영지원 : 뭐... 난 잘 모르겠는데...

 

품질 : 참, 신입 사원은 오후에 조퇴했다구요?

 

경영지원 : 서울 사는 형 만나러 간다네요

 

품질 : 그래요?

 

 

 

 

 

 

신입 : 형, 나 왔어

 

 

 

형 : 어, 왔구나

 

신입 : 고시원 방은 지낼만 해?

 

형 : 여름엔 덥고 겨울엔 춥고 벌레들이 기어다니고 있지

 

신입 : 뭐라도 좀 먹자

 

 

[OO닭갈비]

 

신입 : 신림동은 여전히 암울해보이네

 

형 : 이제 고시생은 별로 없어. 직장인들이 늘었지

그나마 남은 고시생은 사법시험보다는 공무원 준비중인 사람들이야

 

신입 : 형 이제 나이가 서른이야. 더 늦기 전에 다른 걸 해 보는 건...

 

형 : 다른 길은 없어. 대기업에 들어가거나 공무원이 되는 수 밖에 없어

나는 박봉 받으며 중소기업 다닐 생각 없다

 

신입 : ......

 

 

 

 

 

경영지원 : 음? 신입 사원. 저번엔 잘 다녀왔어요?

 

신입 : 역시나 허무한 삶을 살고 있더군요. 형은

 

경영지원 : 공무원 준비 한다면서요?

 

신입 : 형도 원래 회사원이었어요. 중소기업 다니다 그만두고

공무원 준비한다고 신림동에서 지내는게 벌서 3년이네요

 

경영지원 : 그런가요

 

신입 : 사실 모르겠습니다. 제가 보기엔 별로 가능성 없어 보이는데

무슨 생각인지...

 

경영지원 : 글쎄요. 기성세대는 젊은 사람들에게 말하죠

눈높이를 맞춰서 가라.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스팩을 키워라

젊으면서 뭐를 못하겠냐 등등

 

신입 : ...

 

경영지원 : 부끄러운 소리죠

그들은 우리 기성세대가 만들어 낸 결과물이에요

젊은이들은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대기업을 목표로 하고, 공기업 다니고 싶고

공무원 해보고 싶죠. 신입도 대기업 입사를 목표로 했었지요

걷는 길이 다를 뿐 궁극적인 지향점은 같아요

잘 살고 싶은 거에요. 비극적이게도 대다수의 젊은이들은 그 목표를 이루지 못하고

처절히 쓰러지겠지만

 

신입 : ......

 

 

 

 

현태 : 아빠 왔냐 이기야

 

경영지원 : 현태야. 너는 커서 뭐가 되고 싶니?

 

현태 : 롤 프로게이머가 될거야. 그래서 아프리카 방송해서 그걸로 돈 벌면 되지

 

 

경영지원 : ...그것 참 건실한 생각이구나

그런데 현태 너 브론즈로 강등되었다고 한 것 같은데

 

현태 : 그건 라이엇 게임즈의 농감이다 이기야! 우리 팀에 이상한 놈들만 편먹게 해서

똘똘한 애들만 있으면 골드까진 갈텐데...

 

경영지원 : 뭐 아무튼 건강하게만 자라거라

 

 

 

 

 

 

고시생 : 어, 진 형. 나오셨어요

 

형 : ...

 

고시생 : 이번에는 떨어지셨다면서요. 저도 마찬가지네요

우리 다음 기회를 노려봐요

 

형 : 술이나 한 잔 하러 가자

 

 

바텐녀 : 어머 오빠 오랜만이야~ 공부 잘 돼?

 

고시생 : 뭐 늘 그렇지 뭐. 맥주나 갖다 주라

 

 

손님 : 엣헴

 

바텐녀 : 어서오세요~~

 

손님 : 글렌피딕 하나 줘요

 

바텐녀 : (아싸 양주 손님이다ㅋㅋ) 네~~

 

손님 : 크으

 

바텐녀 : 직장인?

 

손님 : 아뇨 Y대 다니는데

 

바텐녀 : 어머 오빠 공부 잘하게 생겼어~~

 

손님 : 공부? 잘 못했지

 

바텐녀 : Y대 다닌다면서요?

 

손님 : 난 사실 공부는 지지리도 못했지

아버지가 고2 때부터 과외 선생들을 모집해서 과외받게 했어

과외비로만 1년에 제네시스 한 대 돈은 썼을걸

그리고 수능 보니까 점수가 대단하더라고

 

고시생 : ...

 

손님 : 신림동은 어쩌다 오는데 요즘 고시생들이 줄어서 다닐 만해

딱한 인생들이야. 사실 사법 시험, 공무원 시험 합격 가능한 머리면 진작에 여길 벗어났을걸?

돈도 없고, 머리도 안되니 노력으로 승부하려고 하는데 그게 되나

그러니 유령처럼 신림동을 떠돌고 있는 거야. 다른걸 해보려는 용기 따위는 없지

 

형 : ...

 

바텐녀 : 맞아 맞아~ 오빠 있다 번호 좀...

 

손님 : 몇 시에 마쳐? 어쩌구 저쩌구...

 

고시생 : 시발년...우리에겐 카톡 아이디 한 번 안 알려주던 년이...

 

형 : ...됐다. 가자

 

손님 : 나간 사람들은 고시생들이야?

 

바텐녀 : 응~ 한 3년 살았을걸?

 

손님 : 저러면서 허송세월 하느니 중소기업 같은데 가서 돈이라도 벌지...

 

바텐녀 : 오빠 한 잔 마셔~ 짠~

 

 

손님 : 크. 술이 다네

 

 

 

 

 

형 : 그래. 너도 가는구나

 

고시생 : 그냥 취직이라도 하려구요. 그동안 감사했어요

 

형 : 돈은 얼마 준다니?

 

고시생 : 연봉 2000이래요

 

형 : ...

 

고시생 : 저는 먼저 갑니다. 형은 반드시 공무원 되세요...

택시!

 

형 : ......

 

 

 

 

[부우우웅...]

 

 

 

형 : ...이제 나만 남았네...

독서실이나 다녀올까...

 

 

 

 

 

 

 

 

출처 : 일간베스트 원글은 중소기업이 고소해서 지워졌습니다.